엄형과 D와 Mr.죄와 함께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공연에 올리려던 그때의 나는 앞으로 뭘 해야할지 보이지도 않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몰랐다.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고 베이스만 치던 때.어찌됐던 밖으로 나온 지금 그때를 돌이켜보면 안에선 밖이 안보이는 막이 있는것처럼 보인다. 존나 밖에선 이렇게 잘보이던 안, 저기 따듯하던 막 안에선 밖이 왜그렇게 안보였을까? 난 왜 조금 더 기민하지 못했을까?
후회같은건 아님. 누군가 주장했던 “그땐 그런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어.”라는 결정론? 비슷한 설명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동시에 그정도면 내가 용납할 수 있는 설명이기에 완전히 받아들였기 때문.
옥상의 먼지냄새. 말도 안돼는 반사음에 내 소리가 온전히 들리지도 않고, 드럼과 보컬의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나름 박자를 더듬어 찾고, 거기에 근음을 꽂아넣었었다. 다시 그때만큼 재밌는 짓을 할 수 있을까- 잘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