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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춘천 하쿠비

2025.10.11 15:48

DentKim 조회 수:1

라멘도 팔았는지 기억나진 않는데 하여간 태어나서 처음 츠케멘을 먹은 가게였다. 츠케멘. 츠케멘이 뭐지. 라는 생각을 하고 주문을 하면 사장님이 잔뜩 겁을 주셨다. "무지하게 짜고 해산물 향이 많이 나는 소스에 차가운 면을 담가먹는 요리에요. 많이 짜서 못 먹을수도 있어요. 그래도 줄까요?" 하여간 그 벽을 넘고 나면 둥글둥글하고 튼튼한 국그릇같은거에 나온 소스, 넓적한 그릇에는 내 면이랑 토핑들(아마도)을 주셨다. 찍어먹는다고. 흠. 그럼 메밀소바 인가. 하고 먹으면 그 맛은 메밀소바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독특한 맛이 났다.

 

가게에선 계속 그 소스를 끓이는 냄새가 났던 것 같다. 아주 날것에 가까운 조명으로 기억하고 있다. 매장 안에 빛이 일관적이지 않았다. 입구부터 조리공간까지 길-죽한데 그 옆으로 다찌스타일로 자리들이 줄줄이 있었고. 사장님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왔다고, 완전 현지 레시피라고 몇번이고 얘기해주셨던 것 같은데 기억이 진짜 가물가물. 막상 지금 생각해보면 또 사장님이 그렇게 Talktive 하지 않으셨던것도 같은데 거의 15년전 기억이라 양해를 부탁드리며. Talktive 하진 않았는데 왜이렇게 하셨던 말씀이 자꾸 생각이 날까. 돈벌려고 하는 가게 아니다. 이런 음식을 테스트해보기 위한 가게라 금방 닫을거고 언제 닫을지 자기도 잘 모르겠다. 등등. 담가먹는 소스가 면을 다 먹을때까지 진하고 짭짤해서 면을 다 먹고 밥을 말아먹겠다고 하면 따듯한 물을 부어서 먹으라고 주셨었다. 난 원래 츠케멘이 그런건 줄 알았는데 이후 몇군데 츠케멘집을 가면 다 먹을때쯤엔 항상 밍밍한 소스만 남아있었음. 메인메뉴를 다 먹으면 치즈케이크(?)를 주셨다.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유리잔에 무슨 크림브륄레처럼 주셨는데 (그땐 크림브륄레가 뭔지도 몰랐지만) 엄청 달고 진한 치즈케이크였다. 짠단짠단이었던 거임... 기분이 꿀꿀할때마다 가서 먹었었고 마지막으로 목격했을 때에도 기분이 꿀꿀해서 간거였는데 문 닫아서 배로 꿀꿀해졌음. 그 이후로 그 자리엔 다양한 가게들이 드나들었고, 요즘엔 뭐가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여튼 그 이후로 거의 8에서 10년동안 춘천엔 츠케멘 파는 가게 자체가 없었다. 요즘엔 있는데 또 저녁에만 판매하신다고...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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