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9 #1

된다, 안된다를 떠나서 누구나 상상 하는거잖아- 언제로 돌아갈래, 돌아가면 어떡할래 부터 돌아갔을때의 조건. 그러니까 지금의 지식이나 기억이 있다 없다 이런거. 하여간 어떻든 간에 난 돌아가고 싶은 시점을 구체적으로 상세히 생각해본적 없다. 다- 전부- 무슨 논리를 들이밀어도- 결국 망상이라는것. 지금의 나를 싫던 좋던 처다봐야 한다는 것.

나 자신을 보고 있으면 하는 행동들이 근거가 없고 하고싶은것만 따라다니고 뭔가 중대한 일을 할땐 항상 요행만을 바라고 움직였다.  이런 내게 쉽사리 자찬의 말이 나오지도 않는건 당연지사. 그저 불쌍하게만 느껴진다.  그와중에 나를 버리지 못하고 처다보는 이유라면 어쨌든 앞으로 나아간다는것, 그 나아가는데 필요한 연료가 내부적으로는 나 자신의 “즐겁고싶다, 좋아지고싶다”는 박약한 의지와 희박한 근거의 가능성,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내 곁에서 내가 가야하는 길을 비춰주는 밝은 인격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관찰대상인 나를 사랑해주는 관찰자인 내가 좋다. 앞으로도 무난히 나를 애정해주고 관찰해주길.

20150320 #1

엄형과 D와 Mr.죄와 함께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공연에 올리려던 그때의 나는 앞으로 뭘 해야할지 보이지도 않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몰랐다.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고 베이스만 치던 때.어찌됐던 밖으로 나온 지금 그때를 돌이켜보면 안에선 밖이 안보이는 막이 있는것처럼 보인다. 존나 밖에선 이렇게 잘보이던 안, 저기 따듯하던 막 안에선 밖이 왜그렇게 안보였을까? 난 왜 조금 더 기민하지 못했을까?

후회같은건 아님. 누군가 주장했던 “그땐 그런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어.”라는 결정론? 비슷한 설명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동시에 그정도면 내가 용납할 수 있는 설명이기에 완전히 받아들였기 때문.

옥상의 먼지냄새. 말도 안돼는 반사음에 내 소리가 온전히 들리지도 않고, 드럼과 보컬의 혼돈의 카오스 속에서 나름 박자를 더듬어 찾고, 거기에 근음을 꽂아넣었었다. 다시 그때만큼 재밌는 짓을 할 수 있을까- 잘모르겠다.

20150223 #1 God Help the Girl.

God Help the Girl.


가볍게 작성한 리뷰지만 이거 읽고 영화보시면 좀 재미 없으실 수 있어요.
유의해주세요.

 

처음엔 한나 머레이가 나오는 영화인 사실 자체만 알고 가서 봤다. 스토리나 다른 내용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스포일러는 싫지만 배경정보를 더 알고싶어서 알아낸 사실 한가지 더는 음악영화라는 사실이었다. 굳. 한나 머레이+음악영화라니, 실패할리 없다는 근거없는 용기를 얻고 예매를 했다.

영화관에 앉자마자 느낀건 “헐 나 대관했나” 였다. 아트관은 처음이었고 원래 그런 영화(대중성이 조금 모자라거나 저예산, 인디필름)들을 거는데인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이야…(사실인지 아닌진 오늘 처음가서 내 추측임)

영화 시작 10분정도 후에 느낀건 “아.. 한나는 주연이지만 조연급으로 출현하겠군..”과 “주인공언니 되게 익숙하네?” 였다. 이내 영화는 아주 아름다운 색감과 아주 화려한 음악으로 뻔뻔스럽게 거식증과 정신병원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괜찮았다. 이미 한나가 출연했던 영국드라마 Skins에 비하면 이정도야 애교에 가까웠으니. 사실 다 보고 나와서 생각해보면 그런 약간 비정상에 가까운 요소들마저 없었다면 완전한 판타지로 느껴질 법한 이야기였다.

한나는 주인공 3인방중 가장 비중이 낮은느낌이지만 그 3인방이 결국 밴드를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있었고 꿈꾸는 듯이 말하는 나머지 두명을 현실의 세계로 확실히 밀어주는 역할을 지니고 있었다.

주인공언니(에밀리 브라우닝)은 영화가 다 보고 나서 너무 익숙해서 필모를 뒤져보니 내가 환장하게 좋아하는 영화 “레모니 스니캣의 위험한 대결”의 큰언니였다.(ㅜㅜ미안해요 언니 영화 끝날때까지 생각 안났어요) 그런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였지만 극중에서의 성격은 가장 극단적이고 그 극단의 성격으로 이야기 자체를 흔드는 캐릭터에 가깝다. 사실 이 캐릭터만 요약을 잘 하면 영화 전체의 내용이 보이기도 하고. 천재적 성격을 지닌 주인공이 결국 음악을 하는 내용으로만 보면 묘하게 뻔한 내용이지만 그 자체를 직시하지 않고 근처의 이야기들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걸로 느껴져서 오히려 불쌍하게만 느껴진다.

또 극중에서는 “라디오”가 굉장히 영향력 있는 매체로 나오는데 이건 실제 영국이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꽤 부러운 부분이었다.

남자주인공..은 나름 매력있으나 조금 깝깝한 성격이고 배우도 모르니 패스하고..

감독님이 밴드도 하신다는데 꼼꼼히 찾아 들어야 할듯 싶다. 노래가, 노래가 정말로 참말로 진실로 영상과의 하모니가 끝내주게 좋아서 등장인물들이 노래 부를 때 마다 팔뚝에 돋는 소름과 입꼬리가 올라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완전 취향 저격.. 끝나고 나오자마자 OST를 찾아듣게하는 그런!

한나나 에밀리 모두 다작을 하는 성격의 배우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필모 자체의 범위가 좁지만 이렇게 가끔 발랄한 느낌도 좋은것같다. (다시는..둘이 같이 나오는 영화를 못볼 확률이 99% 이상일 것 같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